공산당 선언을 읽고 줄거리 요약과 느낀 점, 저자 소개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약 30쪽에 불과한 작은 책자이지만 세계를 완전히 바꾼 책입니다. 역사적으로 사회 발전의 다양한 단계에서 계급투쟁은 계속되어 왔으며, 이를 영구적으로 해방하기 위해서는 피착취계급인 프롤레타이아가 완전한 독립 즉 혁명을 해야 함을 선언합니다. 책을 읽지 않으셔도 아래에 핵심 내용,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들을 간결하게 요약해 두었습니다. 여러분께서 이 책을 읽으신다면,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 숨겨진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는 무엇일지 스스로 생각해 보시게 될 것입니다. (책의 페이지는 강유원 번역서에 기반했습니다.)
공산당 선언 : 줄거리
책의 도입부는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ㅡ공산주의라는 유령. 옛 유럽의 모든 세력들, 즉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 급진파와 독일의 경찰관은 이 유령에 대항하는 신성한 몰이사냥을 위해 동맹하였다."로 시작합니다. 저자는 공산주의에 대한 이러한 소문에 정면으로 맞서고, 공산주의를 표명하기 위하여 당 차원의 선언문을 발표합니다.
< Ⅰ.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에서는 부르주아 계급(현대의 자본가 계급, 사회적 생산수단의 소유자이자 임금 노동의 고용자)과 프롤레타리아 계급(현대의 임금노동자 계급, 생산수단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이들)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사회에는 항상 계급화된 신분제가 존재했으며, 사회가 변하더라도 계급 대립은 폐기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부르주아 계급은 봉건 사회를 완전히 없애는 데 매우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p.13) 대신 그 자리에 자유로운 경쟁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적, 정치적 제도를 채워 넣었습니다.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부르주아에 의해 탄생한 것으로, 노동에 종속되어 부르주아의 자본과 재산을 증식시키는 톱니바퀴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착취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지배계급과 이를 둘러싼 사회 전체를 "리셋"시키는 방법뿐이며, "부르주아의 계급에 대항하는 모든 계급들 가운데 혁명이 가능한 계급은 오직 프롤레타리아뿐입니다." (p23.) 왜냐하면 다른 계급들은 사회가 변하더라도 대공업과 함께 쇠퇴하거나 몰락하는 것에 그치지만,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대공업이 만들어낸 가장 고유한 산물(이자 굴레)이기 때문입니다. 혁명을 통해서만 이들은 노동에 종속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즉 거꾸로 도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서는 부르주아 계급의 몰락과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승리가 필수적입니다.
< Ⅱ. 프롤레타리아와 공산주의자들> "공산주의를 일반적 의미의 소유 철폐가 아니라 부르주아적 소유의 철폐"라고 설명합니다. 부르주아적 사유 재산제의 특징은 계급 대립, 즉 일부가 다른 일부를 착취하는 것에 의거하는 것이므로 사유 재산의 폐지를 통해 착취구조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임금노동은 프롤레타리아의 목줄과 족쇄에 다름 아닙니다. 노동을 통한 부의 획득이 진정한 미덕이라는 슬로건의 주입은 사실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형태의 노예 계약인 셈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임금 노동에 의존하는 부의 획득방식은 결국 프롤레타리아가 아닌 생산수단의 소유자(부르주아)의 부 증식에만 기여하게 됩니다. 결국 "이념의 역사가 증명하는 것은 정신적 생산이 물질적 생산과 함께 변화한다는 것이며, 어떤 시대의 지배적 이념은 항상 지배 계급의 이념"이라고 말합니다. (p.38) 따라서 혁명을 통해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지배 계급으로 올라가는 것(=민주주의의 쟁취)은 필연적이며, 진보적인 나라에서는 다음의 10가지가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합니다.
1. 토지 소유의 몰수와 지대의 국가 경비로의 전용
2. 고율의 누진세
3. 상속권의 폐지
4. 모든 망명자들과 반역자들의 재산 압류
5. 국가 자본의 배타적 독점권을 가진 국립 은행을 통한 국가 수중으로의 신용 집중
6. 운송 제도의 국가 수중으로의 집중
7. 국영 공장과 생산 도구들의 증대, 공동 계획에 따른 토지의 개간과 개량
8. 모두에게 동등한 노동 강제, 산업 군대, 특히 농경을 위한 산업 군대 설립
9. 농업/공업 경영의 결합, 노 씨와 농촌의 차이의 점진적 제거
10. 모든 아동의 공공 무상 교육, 아동 공장 노동의 폐지, 교육과 물질적 생산의 결합 등
결국 계급대립이 폐지되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연합체는 각자의 자유로운 발전이 모든 이의 자유로운 발전으로 귀결되는 사회의 모습일 것입니다.
<Ⅲ.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문헌들>에서는 다양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의 형태들을 소개하고, 이를 비판합니다. <1. 반동적 사회주의(a. 봉건적 사회주의 / b. 소부르주아적 사회주의 / c. 독일 사회주의 또는 "진정한" 사회주의)>들은 여전히 종교에 예속되어 있거나, 일부 계층들이 소부르주아가 되어 부르주아에 기생하며 살아가거나, "진정한"이라는 말로 자신들이 옳음을 규정한 나머지 공산주의의 본질인 파괴적 속성을 버리고 고상함에 안주해 버리는 결론으로 빠졌습니다. 그리고 < 2. 보수적 사회주의 또는 부르주아적 사회주의>는 애초에 모순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르주아와 사회주의는 양립할 수 없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3. 비판적-유토피아적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계급의 대립과 지배적 사회에 필요한 해체적 요소들의 작용들을 눈치채지만, "탐구"에 그치고 실천적 행동과 강령이 결여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Ⅳ. 각각의 반정부 당들에 대한 공산주의자의 입장>은 결국 어떤 형태의 주장이든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계급의식을 가장 적대적이고 명확하게 끌어내는 운동이라면 공산당은 반드시 지지하고, 그러한 일들을 멈추지 않으며 공산주의자들은 세계 어디에서나 현존 사회상태와 정치상태를 반대하는 보든 혁명운동을 지지한다고 선언합니다. "프롤레타리아들은 공산주의 혁명에서 잃을 것이 족쇄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 얻어야 할 세계가 있습니다."(p.62) 그러므로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라고 말합니다. (p.63)
저자 소개 :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칼 마르크스 (Karl Heinrich Marx)는 1818년 5월 5일 독일 트리어에서 태어났습니다. 김나지움을 마치고 1835년에 본 대학에 진학해 법학을 전공했으나, 아버지의 압박으로 베를린 대학으로 전학해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곳에서 헤겔 철학을 연구하며 청년헤겔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예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땄습니다. 1842년 <라인신문>에서 일하기 시작해 편집장이 되었고 그는 사설을 통해 프로이센 정부와 언론의 검열을 매섭게 비난했습니다. 그 결과 신문은 이내 폐간됩니다. 1843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정치경제학과 프랑스혁명의 역사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때 <경제학·철학 초고> <헤겔의 법철학 비판> 등의 원고를 썼습니다. 파리에서는 프로이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쓰다가 프랑스에서 추방되어 벨기에 브뤼셀로 이주합니다. 이 무렵 <철학의 빈곤> <자유무역에 대하여>의 원고를 썼으며, 1847년 파리에 거주하는 독일 출신 노동자를 중심으로 생겨난 조직 ‘정의 동맹’의 요청을 받고 강령에 해당되는 글을 작성했습니다. 이 글이 바로 <공산당 선언>입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서 혁명이 일어나자 파리로 잠시 피신했다가 쾰른으로 돌아갔으며 <신라인신문>으로 이름을 바꾸고 신문을 재발행합니다. <임금노동과 자본>은 노동자를 일깨우기 위한 글로, 이 신문에 다섯 편으로 나뉘어 실렸습니다. 정부 탄압을 받던 <신라인신문>은 이내 기소당해 마르크스는 추방 명령을 받고 영국 런던으로 망명했습니다. 1851년 유럽 특파원으로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사정을 분석하는 기사와 사설을 기고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몇 년간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 <정치경제학 비판> 등을 집필했습니다. 그가 49세 되던 해에 《자본》이 출간됩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최초의 사회주의 자치정부인 파리 코뮌이 수립됐으나, 정부군 진압과 학살로 무너졌습니다. 마르크스는 파리 코뮌의 기록과 의의를 적은 《프랑스 내전》을 썼으며, 국제노동자연맹을 이끌며 아나키스트파와 내분을 겪기도 하고, 독일사회주의 노동자당의 강령을 비판하는 등 사회적 활동을 이어 갔습니다. 그리고 1883년 3월, 엥겔스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새 조용히 세상을 떠납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 (Friedrich Engels)는 프로이센의 바르멘에서 부유한 공장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김나지움 졸업을 1년 앞두고 중퇴한 후 아버지의 회계 사무소를 거쳐 3년 동안 브레멘의 수출회사에서 일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자유주의나 혁명 관련 서적을 읽으며 헤겔의 변증법을 받아들였고, 1841년부터 1년간 베를린에서 군복무를 하는 동안 베를린 대학의 다양한 강의를 청강했으며, 소장 헤겔학파와 가깝게 지내기도 합니다. 1842년 아버지의 방적 공장이 있는 맨체스터로 가는 도중 쾰른에 들러 《라인 신문》에서 일하던 마르크스와 처음 만나게 됩니다. 방적 공장에서 조수로 일하며 노동자 계급의 현실을 알게 되었고, 이는 후에 자본주의의 모순을 연구해 《1844년 영국 노동 계급의 상황》을 쓰게 됩니다. 1844년 마르크스가 편집하던 《독불 연보》에 〈국민경제학 비판 개요〉와 〈영국의 상태〉 등의 논문을 기고하여 자유주의 경제 이론의 모순을 폭로했고 혁명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후 마르크스와 《독일 이데올로기》, 《공산당선언》 등을 함께 작업하면서 평생 동안 변함없는 동지가 됩니다. 1848년 혁명의 와중에 마르크스가 설립한 《신라인 신문》에 글을 썼고, 1849년에는 독일의 바덴과 팔츠에서 혁명 전투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혁명이 실패한 후 그는 맨체스터로 돌아와 군사와 전쟁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쓰기도 했습니다. 1883년 마르크스가 사망하자, 엥겔스는 마르크스가 남긴 저작들을 검토하고 새로 번역하는 등의 작업을 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마르크스가 미국 인류학자 모건의 《고대 사회》를 발췌해 놓은 것을 보고, 마르크스의 비판적 주석을 참조하며 모건의 연구 결과를 사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그 결과물이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이다. 《자본론》 2, 3권 역시 엥겔스가 고인의 노트를 정리하여 출간한 것이기도 합니다. 1895년, 그는 런던에서 후두암으로 사망합니다.
이 책을 읽고 : 느낀 점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이다."로 시작해서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로 끝나는 이 책(정확히는 선언문입니다)의 저 두 문장은 책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문구일 것입니다. 공산당 선언문과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역시 집 서재에 꽂혀있던 이 책을 다시금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선언문의 분량은 굉장히 짧았고, 내용도 사회주의자들이나 소위 말하는 "빨갱이(파르티잔(partisan), 당원이나 유격대원을 뜻하는 단어에서 파생됨)"스러운 내용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물론 마르크스가 말하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나 공산주의자들의 활동은 partisan이라고 하는 원어에 충실한 모습들이기는 합니다.) 사실 이 선언문을 1줄 요약하면 "혁명합시다"인 셈입니다. (^^;) 단순하고 명확한 목표임에도 사람들이 실제 행동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을 부여하고, 그 이면에는 역사적으로 존재한 지배계급-피지배계급의 대립구도와 갈등을 통찰력 있게 분석했다는 점에서 <세계를 바꾼 책>이라는 수식어의 이름값을 하는 명저입니다. 추가적인 단상은
1. 선언문을 통해 사람들을 이끌면서 특정 당파나 단체, 국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산주의자들은 세계 어디에서나 현존 사회상태와 정치상태를 반대하는 보든 혁명운동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던 점에서 반대로 "내가 정의다"라고 말했던 만화 데스노트의 주인공 야가미 라이토의 말이 떠오르기도 했으며,
2. 이론으로 무장된, 그러나 행동과 경험과 실천이 결여된 이들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이론 시뮬레이션"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경고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결국 공산주의에 대한 오해와 변질은 원작자 마르크스의 의도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가져다 쓰면서 나타난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자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원전을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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